보내지 않을 편지 part 1
E에게
십년 만에 네가 보냈던 첫마디를 잊지 못해.
"밤에 생각나서 연락해봤어.. 잘 지내지?"
자정이 되기 딱 7분 전, 원래대로라면 깊이 잠들어있을 시간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나도 잠이 오지 않는 날이었어.
그저 여느 밤에 내가 생각나서 연락을 했다는 말이 진심으로 와닿았던 이유는
너라는 친구는 항상 그랬으니까.
그러니까 오랜만에 만난 나에게 오늘 아침부터 좋은 일이 있었다며
내가 행운을 가져다주는 존재인 것 같다던가.
길을 걷다가 문득 빛나는 눈으로
나도 몰랐던 나의 멋진 점을 찾아 마음을 다해 칭찬해준다던가.
그때처럼 잠이 오지 않는 오늘, 그래서 너의 연락이 더욱 떠오르는 밤에 너에게 편지를 써.
투명한 마음을 재지 않고 불쑥 꺼내어 보여주는 너는
그날 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을까.
모든 마음에 진심을 담는 네가
혹시 남들보다 더 많은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들기도 해.
보고싶다는 말을 넘치도록 하는 너에게 나는 어떤 말로 너의 외로움을 안아줄 수 있을까.
고르고 고르다가 역시나 네가 줬던 그 말보다 더 나은 걸 찾지 못했어.
너무 보고싶어.
S에게
밤 여덟 시에 밖이 어둡다며 산책은 환한 대낮에 하라는 당신에게
저는 역시 다섯 살의 어린 아이인 듯합니다.
조건없는 무한한 사랑. 진부하게 들릴만큼 뻔한 문구.
저는 여전히 좋은 것에는 항상 그럴듯한 이유를 찾고,
돌려받지 못할 마음은 시작조차 두렵습니다.
그래서 조건없는 무한함은 대체로 막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주는 사랑은 유일하게 진부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숭고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숭고한 마음 앞에서 결국 제가 해드리는 건 여전히 전화 한 통 뿐입니다.
그래서 그 부족함에 매번 당신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더 멋진 모습으로 더 잘하고 싶은데,
이젠 다 보여드리기도 전에 당신이 훌쩍 떠나갈까봐 두려움이 짙어집니다.
삶은 유한한데 당신의 시간은 제 곁에서 무한할 것 같습니다.
보내지 않을 편지 part 1
E에게
십년 만에 네가 보냈던 첫마디를 잊지 못해.
"밤에 생각나서 연락해봤어.. 잘 지내지?"
자정이 되기 딱 7분 전, 원래대로라면 깊이 잠들어있을 시간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나도 잠이 오지 않는 날이었어.
그저 여느 밤에 내가 생각나서 연락을 했다는 말이 진심으로 와닿았던 이유는
너라는 친구는 항상 그랬으니까.
그러니까 오랜만에 만난 나에게 오늘 아침부터 좋은 일이 있었다며
내가 행운을 가져다주는 존재인 것 같다던가.
길을 걷다가 문득 빛나는 눈으로
나도 몰랐던 나의 멋진 점을 찾아 마음을 다해 칭찬해준다던가.
그때처럼 잠이 오지 않는 오늘, 그래서 너의 연락이 더욱 떠오르는 반에 너에게 편지를 써.
투명한 마음을 재지 않고 불쑥 꺼내어 보여주는 너는
그날 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을까.
모든 마음에 진심을 담는 네가 혹시 남들보다 더 많은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들기도 해.
보고싶다는 말을 넘치도록 하는 너에게 나는 어떤 말로 너의 외로움을 안아줄 수 있을까.
고르고 고르다가 역시나 네가 줬던 그 말보다 더 나은 걸 찾지 못했어.
너무 보고싶어.
S에게
밤 여덟 시에 밖이 어둡다며 산책은 환한 대낮에 하라는 당신에게 저는 역시 다섯 살의 어린 아이인 듯합니다.
조건없는 무한한 사랑. 진부하게 들릴만큼 뻔한 문구.
저는 여전히 좋은 것에는 항상 그럴듯한 이유를 찾고,
돌려받지 못할 마음은 시작조차 두렵습니다.
그래서 조건없는 무한함은 대체로 막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주는 사랑은 유일하게 진부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숭고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 숭고한 마음 앞에서 결국 제가 해드리는 건 여전히 전화 한 통 뿐입니다.
그래서 그 부족함에 매번 당신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더 멋진 모습으로 더 잘하고 싶은데,
이젠 다 보여드리기도 전에 당신이 훌쩍 떠나갈까봐 두려움이 짙어집니다.
삶은 유한한데 당신의 시간은 제 곁에서 무한할 것 같습니다.